ichigo+cake

추석이라고 한국은 떠들썩한거 같지만..... 여기는 연휴뒤의 화요일일뿐....
변함없이 바이트로 하루가 다 져버렸어.

그래도 올해 추석은 좀 달라! 그건 포트폴리오를 만들다가 도망친 박유자와 취직 이력서의 글을 생각하다가 머리가 깨진 곰손이 새벽 2시부터 만들기 시작한 추석 선물용 봉투 때문이지. 명절은 우리에게 있어서 그냥 지나가는 날이고, 가족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날 정도 일뿐이었지만 말이야...

박유자네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은 우리를 바꿔 놓았어.
대략 10축 정도 보내주신 김!
맛있겠다! 근데.....언제 다 먹어!!!!
어머니도 우리가 살림을 별루 안한다는 걸 아시는지... 주윗 사람들에게 추석이니까 나누어주렴이라고 하셨어.
어차피 오래되서 눅눅해지거나 유통기한이 지난지 6개월쯤 되서 버리기 보다는 그편이 좋을 꺼 같아서 선물을 줄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 냈지.

일본에서 친분이란건, 한국에서 보다도 못해서 기껏해야 바이트하는데에 할머니랑, 시라토상 ,송편이 뭔지 모르는 김성범씨, 그리고  학교 친구 시모, 또...우리가 취직 못할까봐 우리보다 걱정이신 시마선생님, 아.. 그래 토미를 만나면 주자정도.
첨엔 김을 덜렁 덜렁 가져다 줄 생각이었는데.... 어쩐지 추석이고하니 뭔가 봉투를 만들어서 포장하자고 했어.

우리집엔 A3용 프린터가 있는데, 그것으로는 김의 크기에 맞는 봉투를 도저히 만들수가 없었어. 좌절하고 있는 나에게 박유자가 자신의 포트폴리오 작업을 팽개치고 다가왔어. 반반씩 겹쳐지게 만드는건 어때라고, 머리 좋은 녀석!!!ㅜ_ㅜ 그리고 추석의 상징은 보름달! 화투장의 팔공산을 모티브로, 디자인했어!
그러니까 저 노란건 달이에요! 뒷편에는 추석을 모르는 일본인들을 위해서 설명을 친절하게 일본어로 써주었어 ㅎㅎㅎ
나의 형편없는 글솜씨를 박유자가 고쳐주었다!
멋지다! 난 이제부터 박유자를 박선생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우리가 디자인 사무소를 만들면 박선생님이 디자인을 최종 결정하시는 거야!
멋찌다!!!!
 레포트가 하나에, 그리고 졸업작품 상담을 위한 기획 러프 같은거, 그리고 취업을 위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이것이 내가 수욜까지 해야할 것들인데... 뭔가.. 봉투에 심취해버렸어.
어쩜 좋아!!  아침 7시까지 자르고, 풀칠했어.
아아..뿌듯해라!
뭔가 좀 김이 부티 나 보인다.
실제로~ 이것을 받은 산쿠스의 할머니는 나에게 "비쌀텐데... 매번 이런걸 줘서 어째?"라고 하셨다고... ㅡ_ㅡ 그게 김을 보고 한 소리인지 포장지를 보고 한 소리인지 알지 못하겠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랜만에 정말 즐겁게 디자인을 했어.
그리고 보니까 요 일년간 과제에 쫒겨서 디자인이 즐겁다는 거보다는 부담스러웠는데 말이야. 사실 생일 카드를 만들거나, 부츠 상자에 그림을 그린다거나, 무언가... 좀 더 사소한 것을 하면서 즐거워서, 디자인이 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요즘은 그런 사소한 것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느끼게 해.

취직이 결정되고, 미래가 좀 더 확실해지면, 디자인이 다시 즐거워질까?

만든 작품은 다들 내 새끼들 같은데 말이야 ㅎㅎㅎㅎ

일단 세사람에게 김을 돌렸다우.
할머니, 시라토상, 그리고 단골손님인 책방 파트 아줌마.
사실 김성범씨를 주려고 했지만 단골손님 책방파트아줌마가 오셨거든.
전에 배를 주신 적이 있어서, 얻어먹은 것은 또 갚아드려야지.
그 아줌마는 한국드라마의 팬이셔서 한국에 관심이 아주 많으셔.
우후훗. 굉장히 좋아해주셨어.

그리고 시라토상.
시라토상은 뭐든지 주면 디게 좋아해줘서 주는 맛이 나지.
시라토상은 우리가 처음 가게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을 쯤에 우리랑 한참 놀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었어. 뭐.. 열심히 한건 아니고, 그냥 글씨 읽을정도.
하지만 그 다음엔 중국인 애인이 생겼기 때문에 중국어를 공부했지.. -_-;;
어쨌든 그게 벌써 2년 반쯤 지난 일인데, 저기 써있는 '즐거운 추석되세요'를 읽더라구!
굉장하지!

그나저나 추석은 음력 8월15일이라고 그러니까 시라토상이 '中秋の名月'라고 하는거야.
일본에서도 음력 8월 15일은 中秋の名月, 十五夜라고 해서 달구경 하는 날이래.
그래서 내가 또 인터넷의 바다를 쫌 헤엄쳤지.

원래 十五夜는 보름달인 날이라서 1년에 13번이지만, 그 중에서도 음력 8월은 1년 중 가장 하늘이 맑아서 달빛이 밝고 아름답기때문에, 헤이안시대부터 달맞이 연회를 개최하였다. 에도시대에 이르러서는 수확제가 널리 치뤄지게 되어, 十五夜라고하면 8월 15일을 지칭하게 되었다. 라는데?

그리고 중국에서는 中秋節이라잖아.
이런 얘기들을 하다보면 같은 문화권이긴 하구나 싶어.
조선족인 김성범씨는 송편을 몰랐지만 말이지. -_-

우후훗..
하여튼 받는 사람들이 즐거워해주면 주는 사람도 기쁜법. 뿌듯하다.
내일도 나머지 추석선물을 돌리러 가야지~
Posted by
life in Tokyo l 2007/09/26 02:36   by 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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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나저나 오늘 달 안떴다. -_-

    2007/09/26 03:08
  2. BlogIcon 곰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라........ 소원은 어따 비냐??글구 보니 보름달 보고 소원 비는것은 정월 대보름인가?

    2007/09/26 03:10
  3. 은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옹..보통 정월대보름에 소원빌어.ㅋ 그래도 추석에도 빌긴빌어.
    포장해놓으니깐 진짜 김이 있어보인다.ㅎㅎ

    2007/09/27 09:59
  4. 느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박선생님...>_<

    2007/09/27 10:29
  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7/09/27 20:39
    • BlogIcon 곰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런..... 수정이 많이 속상하겠구나...
      수정이 아버님 원래 아프셨어?
      니가 수정이 잘 위로해주렴.
      너두 고생이 많다.

      2007/09/29 01:59
  6. izz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ubarasii!!!!! i envy your talent.

    2007/09/29 14:45
  7. 나그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역시.디자인 관련....유학까지 한사람이 맞군..
    포장지가.무쟈게 멋찐걸.......
    저정도믄.진짜..한국와서.포장만 해주는 가게 차려서..사업해두 되겠다...
    끄덕..끄덕....귀국해서 사업해라..

    2007/09/30 02:07
  8.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들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데!
    역시 돌아가서 사업할까? -_-;;;;;
    그나저나 우리가 얼마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지쳤는지를 보여주는 녀석이라구..

    2007/09/30 08:41
  9. 나그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자야..후딱와서 사업 해라..
    글구.나좀 써줘.....ㅋㅋㅋ
    나.많이 안 받을께..
    걍..한..연봉..1억 정도?? ㅋㅋㅋㅋㅋ

    2007/10/0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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