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higo+cake

마지막 3편입니다.
너무 불타오르는 주말을 보내서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이 여행의 본래 목적인 회의는 낮 한 시.
11시 50분에 혼마치역에서 사장님과 약속.

오전에 약간 시간이 있으므로 원래는 일찍 일어나서
오사카성에 가기로 했어요.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전화가 와도 전원을 끄고 자버리는 박유자. 늦잠을 자고 말았어요.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아침도 먹고, 체크아웃을 하고, 역을 향했는데, 이 바보 어느방향 플랫폼인지를 외워두지 않은거예요.
무작정 올라갔는데, 호호호. 반대쪽이었어요.
출발부터 늦었는데, 이런! 급하게 맞는 쪽 플랫폼으로 뛰었는데, 그 사이에 전철 출발!
아까운 10분을 써버리고 말았어요.

근데, 더 심한건 지금부터. 이 아가씨 도쿄를 떠나오면서 지갑에 돈이 얼마 없었는데, 더워죽을까봐 티셔츠를 사면서 다 써버렸거든요. 그리고 2편에 썼지만 그 티셔츠는 쫌 실패였죠.

전 날 밤에 생각한 루트로 가는 것은 정작 도착했을때 은행을 못 만나면 곤란하니까 일단 오사카역에서 내리기로 했습니다. 전 날 돌아다니면서 은행을 만났던 듯 싶은 기억이 나서 말이죠.
역에서 나의 사랑 미즈호 은행을 찾아서, 돈을 뽑고, 결국 더위를 못참고 전날 밤에 산 실패 티셔츠로 갈아입고, 전철을 탄 시간이 오전 10시.
계획에 의하면 11시반에는 모리노미야(森ノ宮)역에서 전철을 타야했습니다.
남은 시간 1시간 반. 그래도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가보기나하자!

그런데 이 바보가 이번엔 오사카죠키타즈메(大阪城北詰)역에서 내렸어요.
전날 밤 지도를 보면서 오사카죠키타즈메보다 오른쪽 아래에 있는 역이라고 외운게, 뒤쪽 것은 생각이 안나고 앞에 외운 이름만 생각난거죠. 호호호.
일단 홈페이지에서도 이 역이 써 있긴 하지만, 써있는 역들 중에서는 가장 나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단 역에서 나갔을때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고가도로가 달리고 있고, 저쪽엔 굉장히 깔끔한 오피스가가 보입니다.
도대체 여기에 오사카성이 있는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완전히 전화에 의지해서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일단 아이폰의 내비게이션에 의하면 제대로 가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이번 오사카행은 말하자면 아이폰에 적응하기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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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에 시로미(城見)어쩌구라고 써있었어요. (벌써 기억이 희미해져서...)
일본의 여기저기에 후지산이 보이는 후지미쵸(富士見町)가 있는 것 처럼, 여기는 성이 보이는 시로미쵸인거죠.
아무래도 시간상 성 안에는 못 들어갈 듯 싶으니까 순서대로 사진을 남기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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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미1미나미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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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서 이어지는 이름은 기억 안나는 다리.
찍다보니 프랑스에서 몽상미쉘을 향해 1시간 반이나 걸으면서 사진을 찍던 생각이 났어요.
두근거려서 어쩔 줄 모르는 애처럼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던!
꼭 그런 기분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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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바라보면서 걷자니 점점 다가오는 느낌도 들고, 어쩌면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희망까지 생길 무렵, 조깅하는 사람들 한 무리와, 산책하는 사람들 한 무리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지나가더군요.
드디어 오사카성 공원으로 들어왔나봅니다.

아오야몬(青屋門)이라고 하는 문을 지나면서 한방 사진을 남기고 싶었지만, 꼭 한국인 커플같은 분들께서 삼각대까지 놓고 사진을 찍으시길래 방해 안하려고 잽싸게 지나왔어요.
남자분 사진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자분이 심심한 듯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으시던데, 몇 번이나 다시 찍을 건 없잖아요. 뭐.. 여자분도 굳이 그 주위 빙글빙글 돌지 말고 머 쫌 구경하시지...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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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라쿠바시(極楽橋)라는 다리 앞에서 찍은 오사카성.
이제야 가까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납니다. 그리고 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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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라쿠바시 위에서 찍은 해자.
도쿄의 코쿄의 더러운 물과는 비교되는군요.
그나저나 짐이 무거워서 대부분의 사진이 아이폰이라, 색이 쫌 그래요.
아이폰 카메라의 매력이라면 아무것도 조절할 수 없는 완전한 똑딱이라는 점.
색깔도 제멋대로인게 아주 귀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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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날씨였어요.
그래서 더웠어요.
그래서 쫌 화도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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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돌계단을 오를 때 쯤엔, 메인 건물이 다가오지 않아서 굉장히 마음이 괴로운 시기였어요. 오사카성의 돌담의 매력에 대한 글은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이 괴로웠어서 사진도 이것 뿐.
성 안에 들어가는 것은 포기했더라도 겉모습은 보고 가고 싶은데 끝도 없어 보이고, 자료가 든 쇼핑백은 살짝 찢어지기 시작하고. -_-;;;

'심지어는 호텔에서 쫌 더 늦잠자고 어디가서 맛있는거 먹고 그럴껄.' 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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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다 올라갔더니 이런! 이제야 여행을 하고 있다는 실감이 나더라구요!
찢어진 자료가방을 던져놓고 사진찍고 혼자 흥분했어요. 호호.
혼자 구경하던 다른 언니가 사진 쫌 찍어달래서 찍어줬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저도 쫌 부탁해볼껄 그랬나 싶네요.
사실은 걷다가 지치고 쫌 거지꼴이었고, 자료때문에 짐도 신경써야했고, 만사가 다 귀찮은 상황이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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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성 천수각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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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모습.
저 옆에 달린 네모난 건 엘리베이터.
천수각에는 엘리베이터가 이걸 합쳐서 세 개나 있대요.
안에는 못 들어갔지만, 8층이나 되고 엘리베이터도 두 대나 있다더라구요.

2편에서 잠시 등장했던 '다이오사카모던건축'이라는 책에 오사카성 천수각이 실려있거든요. 오사카성이 어째서 모던건축에 들어가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말이죠. 지금의 천수각은 1931년에 지어진 거라고 하더군요. 1665년에 불타버린 천수각을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서 재건했다더라구요.
그래서 목조건물이 아니라 철골철근콘크리트라는 당시로써는 새시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건물이랍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건물입니다.
역사적인 얘기라던가 건물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여길 또 방문했을 때를 위해서 남겨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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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서 바라본 천수각.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여기서 벌써 시간이 11시20분.
미친듯이 걷지 않으면 늦을 시간입니다.
그리고 가방은 다 찢어져서 드디어 자료가 든 봉투를 팔에 안고 걷기 시작했어요.
말하자면 최악인 상황이죠. 쫌 더 튼튼한 가방을 준비하지 않은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랄까. 어째서 기를쓰고 이걸 보려고 한건지 라는 생각이 쫌 들긴 했어요. 호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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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몬(桜門)을 나와서 옆을 보니 물이 있어야할 곳에 물이 없더라구요.
해자라는 게 원래 물이 있는게 아니던가? 그러고보니 북쪽에는 물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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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빠져나와 모리노미야 역을 향해 걷는 중에 있던 기차.
오사카성 공원을 한바퀴 도는 기차인 듯 싶었어요.
그 다음부턴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걸어서 역에 도착.
정확히 11시 50분에 약속장소에 도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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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덤으로 돌아오는 길에 먹은 도시락.
역시 신칸센하면 에키벤!
저는 쿄노오반자이(京のおばんざい)라고 하는 교토풍의 도시락을 먹었어요.
제가 교토의 오반자이를 좋아하거든요.
오반자이란 그냥 반찬이라는 뜻인데, 따지고 보면 반찬이 잔뜩 든 도시락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한국인이라는 증거죠. -_-;
결국 마지막까지 오사카스러운 것은 먹지 못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전 에키벤이 좋은지 모르겠더라구요.
흔들리는 차 안에서 먹는 찬 밥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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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나고 어딘가 한군데는 더 둘러보고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회의가 길어진데다가, 내용도 그렇고 해서 마음이 급해진 나머지 사장님도 저도 완전 급하게 도쿄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_-;;;
사실 그거 몇시간 더 일찍 온다고 뭔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호호호.

이렇게 저의 출장은 끝이 났습니다.
다음엔 오사카로 진짜 여행을 가고 싶네요.
Posted by
travel l 2008/10/06 04:10   by 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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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피말리는 출장기였어;;ㅋㅋ 아이폰없으면 어쩔뻔했니? ㅋㅋㅋㅋ
    나도 담에 오사카 꼭 가봐야겠다.ㅎ

    2008/10/06 10:59
  2. 느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큭; 미쵸. 유자씨 사진이 하나도 음잖아~ !!
    출장기 잘 읽었어! 나둥 오사카 가보고 싶어.

    2008/10/06 16:43
    •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후후.. 더군다나 내가 셀프를 잘 못찍거든.
      포기했지. -_-;;;;

      오사카로 제대로 여행가면 재미있을것도 같은데 말이야.
      밤길을 혼자 걸은게 대부분이라 쫌 무서웠어.
      그리고 또 내가 쫌 부끄럼쟁이잖아. 히히.

      2008/10/06 19:11
  3. BlogIcon 곰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이 갔으면 니 사진 많이 찍어줬을텐데...
    역시 오사카상의 엘레베이터는 쇼크야

    2008/10/07 10:58
    •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히히히. 그러게.
      다음에 들어가보면 더 놀랄꺼야. 엘리베이터에. -_-;;

      2008/10/07 12:44
    • BlogIcon dook  댓글주소  수정/삭제

      엘레베이터가 어떻게 쇼크일수 있죠?
      선뜻 상상이 가지 않는군요.

      2008/10/11 14:26
    •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일단 '성'이기 때문이예요.
      사실 오사카성은 근대에 지어진 말하자면 요즘 건물이지만, 역시나 성이라고 하면 옛날 건물이니까요.
      엘레베이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쇼크인거죠. ^^

      원랜 이렇지 않잖아! 이런 거짓말쟁이들! 이라는 기분이랄까요. 후훗.

      2008/10/13 15:10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8/10/09 21:14
    •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환율 오르는게 눈에 보이더라.
      이렇게 팍팍 올라가는 건 처음본 것 같아.
      전에 이렇게 올랐다던 시절엔 환율이랑 상관없는 사람이라 몰랐는데, 이거 정말 피말리는 일이겠더라.
      고생이 많아.

      2008/10/10 00:37
    • BlogIcon 곰손  댓글주소  수정/삭제

      좀 환율 진정된거 같은데 괜찮아 졌어_?
      타지에서 고생한다.

      지금만 잘 버티면 내년엔 좋은일 많이 생길꺼야!

      2008/10/14 16:43
  5. mari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니, 우리회사 아저씨들 출장과는 뭔가 달라보이는군요;; 하하
    저는 이제 망고땡 접고 들어가요 집에.
    살아돌아간다고 해야..하나? ㅋㅋ
    그래도 당분간은 비교적 망고땡~ ㅎㅎ

    2008/10/11 13:09
    • BlogIcon 유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행은 즐거웠어?
      초반에 병원에 다녔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건 괜찮고?

      어쨌든 너 진짜 좋아보인다.
      나도 훌쩍 떠나고 싶구나!

      2008/10/13 15:12
  6. mari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즐거웠어요
    그런데도 집에오고나니 아쉬움이 한가득;;

    이제 다시 일일일!!

    2008/10/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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